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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의 목소리를, 더 밝은 미래를’
THE DESIGN 조회수:332 121.141.193.196
2018-08-05 23:48:33

방학기간이 시작되면 청소년들이 밤늦게 귀가하지 않고 시끄럽게 한다는 소음 내용의 신고가 급증한다. 이러한 신고 현장에서 발견하게 되는 청소년에게 밤늦은 시간 주민들의 취침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의를 주고 귀가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조치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있어요’,‘골목길에서 청소년이 담배를 펴요’, 와 같은 내용의 청소년비행 관련 신고는 신고자가 112신고를 한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여 현장에 도착한 후 조치하여야 한다. 단순히 모여 있는 청소년들을 귀가 시키는 조치 뿐만 아니라 강력한 훈계와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인도 있기 때문이다. 법집행과 재량권을 동시 행사하며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찰관에게도 성인 못지않은 체격과 불량한 언행으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청소년들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핀 청소년을 형사 처벌 할 수 있는 법이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음식점 업주들은 청소년들의 영업장 출입을 막고 주류를 판매하지 않기 위해 신분증과 지문을 비교대조할 수 있는 기계를 영업장 내 설치하고 있다. 정부에서 관련 비용을 지원해주지 않지만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입는 손해는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임을 속이고 주류를 제공받고 술값을 계산하지 않기 위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신고하는 등 일부 청소년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5월 12일 한 국회의원은 청소년 주류 제공 처벌을 ‘양벌규정으로 법개정’ 내용의 법개정 대표발의를 하기도 했다.

 

배달 대행업체가 늘어나면서 주택가 오토바이 소음 신고도 늘어났고 미성년자들의 도로 위  범법행위도 눈에 띄게 증가 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안전모를 착용하고 정지선에서 주행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오토바이 배달 업자 옆으로 보란 듯이 신호위반을 하는 배달 대행 오토바이가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미성년자였다. 조심 운전하라 훈계로 그칠 것을 마치 알기라도 하는 듯 더워서 안전모를 쓰지 못하겠고 머리스타일도 망가진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경찰관보다 먼저 자리를 이탈한다.

 

이미 이들은 처벌의 두려움이 없고 오히려 경찰 재량권을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들의 범법행위에 대해 법집행을 하는 현장 경찰관은 극히 드물다. 도로위의 현장 경찰관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훈방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을 언제까지 계속해야할까. 실제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지 않고 차량을 운행하다 사고를 내는 미성년자들이 있지 않는가.

 

국민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미성년자들의 범법행위에 대해 더 이상 관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한달 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자 성폭행범 처벌을 더 강화하여달라는 피해자 가족의 청원이 올라왔고 많은 국민들이 이에 공감하며 참여하였다. 이런 여론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법무부는 ‘폐지는 할 수 없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소년범이 늘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단 성폭력 뿐만 아니라 집단 폭행이나 강도 같은 강력범죄도 성인 피의자들보다 그 죄질이 나쁘고 흉악한 경우도 많다. 미성년 강력범죄는 늘고 있지만 처분 수위는 상당히 관대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성년자 처벌 시 건전한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소년법’을 적용한다. 집단 강력범죄의 만 19세 미만인 주동자를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야 하는 경우 형량을 유기징역 15년을 선고하도록 하고,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되어 형사책임을 받지 않고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년법 개정의 주된 의견은 형사책임이 없는 미성년의 나이를 10~12세로 낮추고, 만19세미만  청소년의 형량 완화 규정을 없애고 처벌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폐지 및 처벌강화와는 확연히 다른 내용임에도 소년범 개정을 요구하는 여론은 수년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필자가 작년 여성청소년계 소속되어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일하면서 초·중·고등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들을 만났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경찰관에게 아이의 교육과 선도를 맡기려하는 부분이었다. 학교폭력예방자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사안이 있는 회의에 참석 하게 되면 소신있는 언행을 하리라 다짐하면서도 선도와 교화의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학생들을 마치 재판대 위에 세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법을 집행하면서 비행청소년을 훈방 선도해야하기도 하는 경찰관은 항상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이 존재하는 이유는 소년법을 두는 목표와 같다. 경찰 조직 내에서는 학교와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와 가정 밖에 있는 시간이 많은 학교 밖 또는 가정 밖 청소년을 발굴하고, 선도프로그램에 연계하는 등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을 보호하고 책임질 가정환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청소년을 발견했을 때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되어주지는 못하더라도 지속적 관심을 보이며 의지할 수 있는 내담자가 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청소년선도는 가정과 학교 내에서 최우선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공권력의 개입은 아이들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환경일 때 최후수단이어야 한다. 우리아이들 모두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은 국가와 정부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가능할 것이다.

 

인천삼산경찰서 부흥지구대 경장 최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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