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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저녁의 말- 정수자
THE DESIGN 조회수:111 220.87.60.135
2019-09-20 05:51:30

가을저녁의 말

                            정수자

자분자분 새김질로 저녁이 또 길어진다

 

과부하가 걸린 듯이 지레 붉은 단풍 사이

 

밀쳐 둔 신간들 앞에 생이 자꾸 더부룩하다

 

새김질은 어쩌면 슬픔을 수선하는 일

 

뭉텅 삼켰거나 훌쩍 들이켰거나

 

파지 속 붉은 신음을 씹다 젓다 별도 찾듯

 

신트림들 되새기며 점점 길게 저물려니

 

매일 홀로 넘어도 석양 저리 장엄하듯

 

시라는 지극한 울음을 비장처럼 길렀으니

 

정수자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등단.
시집 『그을린 입술』 등 6권과 『한국 현대 시인론』 등 공저 10여 권.
중앙시조대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한국시조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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