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들도 새가 되다
정복선
서운암 항아리들도 꿈을 꿉니다
한때 그토록 멀리 내닫고 싶던
무구無垢했으나 돌풍에 휘말려 떨어진 씨앗처럼,
아홉 샘, 아홉 하늘을 떠돌며
몇 겁 잠을 잤는지도 잊었지요
봉창封窓 뚫고 묵은장 내음이 꽃눈 적실 즈음.
문득, 덜 익은 열망의 껍데기 벗고
눈을 들어 산마루를 향합니다
살포시,
여린 날개를 펼쳐봅니다
정복선
1988년《시대문학》등단
시집『종이비행기가 내게 날아든다면』 『마음여행』 『여유당 시편』 등 7권
영한시선집 『Sand Relief』
한국시문학상. 한국꽃문학상대상. 빛나는 시상
한국시협회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경기시협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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