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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듣는다-장화연
THE DESIGN 조회수:3266 222.100.21.158
2020-12-01 18:07:44

침묵을 듣는다

                장화연

메마른 가을 낙엽이 발밑에서
서걱이며 만나주는 305고지

 

포연이 자욱했던 그 날의 아비규환
그 함성이 이젠 초병이 파놓은 참호마다
들풀을 키워 상흔을 덮어주고 있다

 

산허리를 넘던 구름도
잠시 머문 침묵을 보고 가는 이 산골짜기

 

문득 녹슨 군번 하나가 다가와
부치지 못한 군사우편 하나
고향의 어머니에게 부탁하는데


 
젖어오는 아픔이여
여기에서 피어린 역사의 시간을
다시 한번 숙연히 생각하소서

 

가슴으로 안아보는 비목의 슬픔
영혼의 메아리만 남은 이곳에서
정한의 가슴으로 다시 한번 느껴보는
자유와 평화

 

이젠 산 꽃의 향기로만 남은
님들의 못다 한 사연
비바람에 풍화된 주먹돌 하나 쥐고
통한에 젖어 바라보는 님의 모습들

 

장화연


1947년생, 1남 2녀의 어머니
1994년 강원일보 장한어머니상 수상, 2014년 민속식물협회 시화 공모전 대상
2015년 화성 용주사주최 정조대왕백일장 대상, 2018·19년 김포백일장 차상,
2019년 새 한국문학회 주최 김소월 백일장 차상, 등각종문학상 40번 수상.
개인 시화전 전시 및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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