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곽 예
정거장에 내렸을 때 아무도 없어
머뭇머뭇 들어서는 이 외진 길
아기 업은 형상이며 층층이 탑 모양
마을사람 반이 묻혔다는
이 옥수수밭 보들보들 햇비 맞고 있다
흰 수염 비치는 할배지만 정작
이도 백이지 않은 소년이라는 생각
슬몃 웃음 난다
싸악 면도해서 아침 첫 해에 까실까실
쪽빛으로 물든 걸 보고 싶은 고 수염
엄매 등에서 자장자장
제 가슴 토닥이며 잠들었을 오십 년 전
그 아기 담쑥 안아 물리고픈 고 잇몸
산안개 뭉글뭉글 마을로 내리고
외딴집 연기 하늘로 오르는데
키 큰 직선 곁에 이마를 대보는
이런 저녁에 내 어여쁜 사람은
아내와 아이와 더운 칼국수를 먹고 있을게다
경기 양평 출생. 대구대 교육대학원 언어치료교육과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학예술과 졸업.
2013년 <한국시학> 신인상 당선.
시흥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 수상.
현재 행복나무 언어치료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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