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
김준기
어느 해 봄인들
꽃샘바람 없이
꽃이 피었겠냐마는
철 그른 눈발로
내 창가를 할퀴고
미처 피지 못한
내 추억의 여린 살갗을 할퀴고
폈다만 봐라. 네가
피었다만 봐라, 네가
가만두나, 내가
앙칼지게
앙칼지게 할퀴고
할퀴고 또 할퀴고
그래도 열어둔 창가로
올해도 어김없이
두근두근
설레는 발자욱 소리
김준기
1958 수원 출생.
1977 『무풍지대』동인으로 작품 활동 시작,
계간 『오늘의문학』 신인상, 한국 시학상 수상 외 다수
현 수원시인협회 회장
시집 『반나절의 꿈』 『간재미 보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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