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9년 만에 다시 쓰는 포천의 역사…『포천시사』, 과거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다

전문성과 대중성 조화, 본권 15권·특별권 3권으로 완성되는 포천시사

작성일 : 2026-04-09 01:50

포천시가 1997년 『포천군지』 발간 이후 29년 만에 새로운 『포천시사(市史)』 편찬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먼지 쌓인 옛 기록을 다시 묶는 복원 작업이 아니다. 2003년 시 승격 이후 급격히 변화한 도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향후 100년의 미래 전략을 뒷받침할 역사적 토대를 다지는 '도시 브랜딩'의 핵심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학술 심포지엄이 확인한 ‘포천다움’… 변방이 아닌 변화의 중심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된 학술 심포지엄은 포천의 역사적 정체성, 즉 ‘포천다움’을 학술적으로 체계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전문가들의 시대별 고찰을 통해 확인된 포천의 역사는 한반도 역사의 변방이 아닌, 변화의 중심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여 온 도시임을 증명했다.

□ 삼국부터 조선까지 이어진 포천의 위상… 지리와 교통이 만든 역사성

 

포천의 역사적 정체성은 고대부터 형성돼 왔다. 삼국시대 당시 포천의 북부와 남부가 서로 다른 행정적 체계를 형성하며 각기 다른 정체성을 키워온 과정은 현재 포천시의 지리적·문화적 원형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다. 

 

고려시대 교통과 물산의 요충지였던 위상은 조선 개국 이후 한양 천도와 함께 국가 기간 도로망의 핵심 거점으로 계승되었다. 특히 조선시대 포천과 영평의 정교한 도로 체계를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실제 지형 위에 재현해낸 성과는 역사적 기록에 과학적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국채보상운동과 3·1운동에서 드러난 포천 시민의 강인한 공동체 정신

 

포천 시민의 주체적인 역사의식은 근현대사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1907년 국채보상운동 당시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던 농민층의 참여율과, 종교계 중심의 도시 지역과는 달리 농민과 민중이 주도했던 3·1운동의 역동적 투쟁 양상은 포천만의 강인한 공동체 정신을 상징한다. 

 

해방 직후 38도선 확정이라는 지리적 경계의 변화가 주민들의 실질적 삶과 지역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꾼 역사적 전환점이었음이 재확인되면서,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을 포천만의 독보적인 정체성으로 승화시킬 논리적 근거도 마련되었다.

 

△ 총 18권으로 엮는 포천의 기억…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담다

 

새로운 『포천시사』는 전문적인 학술 성과와 시민 친화적인 콘텐츠를 조화롭게 담아내기 위해 총 18권의 방대한 규모로 기획되었다. 역사, 문화유산, 경제, 도시 등 심도 있는 주제를 다룬 본권 15권은 도시의 정체성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며, 만화와 사진집 형태의 특별권 3권은 시민들이 지역사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편찬 작업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과거의 평면적인 종이책 발간 방식에서 진화하여 디지털 전자책(E-Book) 서비스를 병행함으로써, 방대한 역사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다. 이는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던 기록을 시민 모두의 공유 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실용적인 접근이다.

□ 기록을 넘어 미래로… 2030 포천시립박물관의 ‘콘텐츠 보물창고’

 

이번 시사 편찬의 성과는 기록의 보존을 넘어 실질적인 미래 문화 인프라 구축의 핵심 동력이 된다. 완성된 시사는 향후 포천의 문화 정책 수립과 교육 콘텐츠 개발의 표준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2030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포천시립박물관’은 이번 시사 편찬을 통해 가장 강력한 콘텐츠 엔진을 장착하게 된다. 새롭게 발굴되고 체계화된 역사적 사실들은 박물관 상설 전시의 시나리오가 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결국 『포천시사』 편찬은 포천의 과거를 정리하는 작업을 넘어, 시민의 역사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미래 포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가장 든든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천의 시간을 다시 엮고, 미래의 방향을 다시 세우다

결국 『포천시사』 편찬은 포천의 시간을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자, 포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과거를 정확히 이해하는 도시는 흔들리지 않는다. 포천시는 지금 29년 만에 다시 역사를 엮으며 도시의 뿌리를 더욱 단단히 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 기록은 앞으로 포천이 어떤 도시로 나아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든든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배 기자 

기획/특집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