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는 국회 본회의에서 해사법원 설치를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및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번 법안 통과에 따라 인천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해사 전문 법원 설치가 최종 확정됐다.
신설되는 법원의 공식 명칭은 ‘인천 해사국제상사법원’으로 결정됐다. 해당 법원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사건뿐만 아니라 국제상사 분쟁까지 포괄적으로 관할하는 특수법원의 성격을 띤다. 해사국제상사법원은 전국에서 인천과 부산 두 곳에만 설치되며, 오는 2028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된다.
인천 해사국제상사법원은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등 중부권을 관할 구역으로 설정한다. 다만 사법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당사자 간 합의가 있을 경우, 전국 어디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도 인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성과는 지난 10여 년간 지속된 인천 지역사회의 유치 노력이 결실을 본 결과다. 앞서 제20대와 21대 국회에서는 법안이 계류되거나 임기 만료로 무산된 바 있으나, 제22대 국회에서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지원을 통해 입법 문턱을 넘어서게 됐다.
인천시는 그동안 ‘해사법원 인천 유치 범시민운동본부’와 협력하며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111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서명운동은 법원 설치에 대한 지역의 의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됐다. 시는 해당 서명부를 국회와 법원행정처에 전달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설치 당위성을 설득해 왔다.
해사국제상사법원 설치의 배경에는 수도권에 집중된 해운 및 물류 산업의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국내 선사의 64.2%, 국제물류업체의 약 80%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중국 등 인접국과의 분쟁 발생 시 신속한 사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해외 법원으로 유출되는 연간 약 5,000억 원 규모의 소송 비용을 국내로 환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외 소송 당사자들의 방문이 숙박, 관광, MICE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300만 인천 시민의 염원이자 인천이 해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사법 인프라가 마침내 마련됐다”며, “공항과 항만을 갖춘 인천에 국제분쟁 해결 기능이 더해짐으로써 도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시장은 이어 “이번 성과는 시민들이 하나 되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하며, “향후 차질 없는 개원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법원행정처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