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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1995년 화재 희생자 추모비 이설·영구 보존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로 부지 편입…2030년까지 공원 내 영구 추모공간 조성 예정

작성일 : 2026-05-15 01:35

경기도가 1995년 화재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설치된 경기여자기술학원 추모비를 이설해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 30년간 아픔의 역사를 새긴 이 추모비는 개발의 물결 속에서도 그 상징성을 잃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도는 오는 17일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일원 추모비에서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제를 열고 희생자를 추모한 뒤 이설 작업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용인 플랫폼시티 개발사업으로 해당 부지가 사업구역에 편입된 데 따른 조치다.

임시 이설은 기존 위치에서 약 90m 떨어진 인근 부지에서 오는 6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이후 추모비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고려해 2030년까지 개발사업 내 공원 조성 계획과 연계한 영구적인 추모공간을 마련할 방침이다.

경기여자기술학원은 1962년 설립돼 미용·요리 등 다양한 기술교육을 운영해 왔으나, 1995년 화재사고로 4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후 폐지됐다. 경기도는 이듬해인 1996년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추모비를 설치했으며, 이후 해당 부지를 여성능력개발시설과 경기도일자리재단 남부사업본부 등으로 활용해 왔다.

이설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유가족 간 의견 차이도 있었다. 경기도는 2024년 8월부터 유가족과 사업시행자 등이 참여한 간담회와 전담조직(TF)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일부 유가족은 '보상을 전제로 한 철거' 또는 '기존 위치 보전'을 요구했으나, 전문가 자문 과정에서 "추모비는 일반 시민들이 아픈 역사와 희생자를 지속적으로 기리기 위해 설치된 시설물인 만큼, 이전을 통한 보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기도는 추모비가 도에서 설치한 공유재산인 만큼 금전적 보상은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고, 사업계획상 해당 부지가 도로 부지에 편입돼 현 위치 보전이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방안을 확정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이설은 단순한 시설 이전을 넘어 추모의 의미를 이어가기 위한 조치"라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화재사고의 아픔과 교훈을 기억하며 도민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