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가 지난해 11월 운정·금촌·조리 일원을 강타한 광역상수도 단수 사고를 둘러싸고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보상 방식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파주시는 최근 '단수사고 보상협의체' 제3차 회의를 열어 시민 보상 문제를 논의했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실시한 원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설계·시공·감리 과정의 복합적 과실이 누적되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케이피(KP)메커니컬 주철관에 강관용 보강 시방서가 잘못 적용됐고, 체결용 볼트와 너트의 노후로 접합력이 부족했던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시공 과정의 진동과 충격, 부속품 노후화에 대한 안전 확보가 미흡했고, 누수 방지 클램프나 충분한 두께의 콘크리트 보호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K-Water는 이 조사 결과에 대해 파주시나 시민에게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보상 방안을 두고도 양측의 시각차가 뚜렷했다. K-Water는 단수 2일과 수질 안정화 7일을 포함한 총 9일 동안 세대별 2리터 생수 6병의 구입 비용을 보상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신청 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영수증 원본 등의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파주시와 협의체 위원들은 예고 없는 단수 상황에서 긴급히 생수를 구입한 시민들에게 영수증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불편을 초래한다며, 피해 세대 전체에 일괄 보상금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K-Water는 기존 제안을 고수하고 있다.
협의체 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6가지 요구사항을 의결하고 파주시에 강력히 요청했다. 주요 내용은 △K-Water의 공식 사과 △사고 원인 조사 결과의 시민 공개 △생수 구입 비용 외 개인·소상공인·자영업자·기업 등의 전체 피해에 대한 보상 계획 설명 △파주시의 직접 피해 접수 실시 △피해 접수 사실의 적극 홍보와 법률가 관리 하의 접수 진행 △동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원인 규명 등이다.
위원들은 "더 이상 조율과 논의가 아닌 강력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며 오는 3월 13일 제4차 회의를 소집해 K-Water가 직접 사고 원인과 대책, 시민 보상 계획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파주시는 향후 사고 조사위원회의 상세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협의체에 보고하고, 의결 시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피해 접수를 직접 시행해 시민 단체와 함께 K-Water에 법적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성준 기자